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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쿠키영상 갯수? 리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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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글에 말미에 엔딩영상 쿠키에 대한 내용을 담아두었습니다:

 ‘기생’이라는 단어의 생물학적 정의는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영양분을 빼앗으면서 살아가는 관계’이다. 봉준호 감독의 무시무시하고 서글픈 영화<기생충>은 ‘기생’이라는 관계에 대한 영화이자, 빈자와 부자에 대한 영화이다. 즉, 빈자와 부자의 기생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자가 빈자에게 기생할 리는 없으므로 빈자가 부자에게 기생하는 이야기인데, 기생관계에서 기생하는 생물은 숙주의 몸을 차지하려는 목적성을 갖지 않는다. 그저 생존을 위해 기생할 뿐이고,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누군가의 생존을 위한 행동이 누군가 에게는 (알게 모르게) 피해를 끼친다는 잔인하고 슬픈 관계가 바로 ‘기생’인 것이다. 영화 <기생충>은 이러한 ‘기생’이라는 생물학적 관계를 통해 인간이라는 생물이 살고 있는 세상을 이야기한다.



 영화 속 기택의 가족은 박사장의 재산을 노리지 않았다. 그저 가족의 생존을 위해, 직업을 얻기 위해 박사장 가족에게 기생하기 시작했다. 영화 초반,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의 과감한 점프컷 사용으로 빠르게 두 가족을 뒤섞은 <기생충>은 그렇게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생충>의 이야기는 무시무시하다. 그리고 서글프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영화의 중반부, 쫓겨난 가정부 문광(이정은 배우)이 박사장의 집으로 돌아오고, 지하실에 숨어살던 문광의 남편이 등장하고, 그들이 기택의 가족보다 먼저 기생하고 있던 또 다른 기생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객들은 무시무시하고 서글픈 <기생충>의 이야기 속으로 급격히 빨려 들어간다. 약자들의 연대를 보여주었던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두 기생가족들은 서로를 공격한다. 모두 성공적으로 기생하는 ‘그들만의 공생’은 없다. 중요한 것은 약자들끼리 서로를 죽이고, 결박하고 난리를 떠는 동안 숙주인 박사장 가족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달리 박사장 가족이 멍청해서일까? 기택 가족이 사건을 완벽히 은폐했기 때문일까? 둘 다 아니다. 단지, 그들이 사는 세상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빈자들의 세상에 관심이 없었고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었다. 사실 기택의 가족과 박사장의 가족 모두가 행복한 ‘공생’을 할 수 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방법이 있었을까?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해서 진짜 가족이 아니듯, 영화는 그들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함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언뜻 젠틀하면서도 불쑥불쑥 본심이 튀어나오는 박사장 부부는 명확하게 그 벽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기택의 가족은 잠시나마 그 벽의 존재를 잊고 





있었을 뿐이다. 사실은 기생이었지만 기택 가족에게는 나름의 공생이었던 잠깐의 단꿈이 깨지고 난 뒤, 기택은 잊고 있었던 그 벽의 존재를 실감한다. 기택이 그 벽의 존재를 확실하게 느낀 순간은 박사장의 아들 다송의 생일파티 현장이었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열린 다송의 생일파티는 지하실에서 탈출한 문광의 남편에 의해 백주대낮 살육의 현장이 되어버린다. 그곳에서 두 가족(기택, 문광의 가족)과 다른 가족들(박사장 가족, 친구들) 사이의 벽은 넘을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기택은 결국 박사장의 가슴에 칼을 꽂아 넣는다. 벽을 넘을 수는 없으니 벽을 때리기라도 하는 듯 모든 감정이 폭발하고, 그렇게 그들은 공생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박사장 가족이 집을 떠나고, 그 집에는 새로운 숙주가 될 가족이 들어온다. 그리고 박사장을 살해한 뒤 지하실로 도피한 기택은 또 다른 기생을 시작한다. 영화는 기우가 아버지 기택에게 보내는 편지로 마무리 된다. 기우는 돈을 벌어 그 집(박사장이 살던, 지하실에 기택이 숨어있는)을 꼭 살 것이라고 말하며, 그때 비로소 부자의 상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영화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던(어떤 캐릭터이건) 관객들은 아마도 그들의 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무시무시한 이야기에 흥분했지만, 영화를 곱씹을수록 씁쓸해졌다. 





엔딩크레딧에 흐르는 ‘소주 한 잔’이라는 곡의 가사처럼 잔에 소주를 채우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싶어지는 <기생충>은 그런 영화였다.

내게 이런 저런 감동을 준 영화 기생충 이 영화에 kookie = 크키는 따로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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